美, 예멘에 보복 공습…포성 커지는 중동

입력 2024-02-04 18:30   수정 2024-02-05 00:47


미국이 예멘의 후티 반군을 겨냥한 대규모 공습 작전을 벌였다. 지난 2일 이라크와 시리아의 친(親)이란 무장단체를 공격한 데 이어 이틀째 대규모 폭격을 감행했다. 홍해상에서 민간 선박에 테러를 가하고 미군 기지를 공격하는 등 적대행위를 지속해온 무장 세력들에 대한 반격을 본격화해 이들을 무력화한다는 계획이다. 미국은 확전을 방지하기 위해 무장 세력의 근거지를 정밀 타격하고 있지만 자칫 이란의 본격 참전을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군 시신 이송 끝난 직후 공습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3일(현지시간) 영국군과 함께 예멘 영토의 후티 반군 무기저장고 등 36곳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오스틴 장관은 “이란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은 홍해를 통과하는 미국 및 국제 선박에 무모하고 불안정한 공격을 하고 있다”며 “이번 공습은 후티의 공격 능력을 저하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공습은 13개 지역에 있는 후티의 무기 저장고, 미사일 발사대, 방공시스템 등 30개 목표물을 겨냥해 이뤄졌다. 호주, 바레인, 캐나다, 네덜란드, 뉴질랜드도 작전에 참여했다.

미군은 전날엔 시리아와 이라크 내 이란혁명수비대(IRGC) 쿠드스군과 민병대를 폭격했다. 지난달 28일 친이란 민병대가 요르단 주둔 미군기지를 드론으로 공격해 미군 세 명을 숨지게 한 데 대한 보복 차원이다. 당일 미군들의 시신이 미국 본토로 송환된 직후 전격적으로 공격을 시작했다. 본토에서 발진해 대서양을 건너온 B-1B 랜서 전략폭격기까지 동원해 7개 지역, 85곳 이상 목표물을 공습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우리의 대응은 이제 시작됐으며 우리가 선택한 시간과 장소에서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에 있는 시리아 인권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는 전날 미군 공격으로 23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이라크 정부는 미국 공습 후 민간인을 포함해 최소 15명이 숨지고 23명이 다쳤다고 발표했다.
◆이란 “이스라엘 범죄 덮으려 기획”
미국은 추가 공격을 예고하면서도 확전은 피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인을 해치면 대응하겠지만 미국은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커비 조정관도 “이번 공격의 목적은 이란과의 전쟁이 아니라 IRGC와 관련 단체들의 공격을 저지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란, 이라크, 러시아 등은 일제히 미국을 비난하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소집을 요구했다. 나세르 칸아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미국의 이라크 및 시리아 공격은 전략적 실수”라며 “미국의 공격은 시온주의자 정권(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저지른 범죄를 덮기 위해 기획된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라크 외무부도 바그다드 주재 미국대사 대리를 초치해 항의 서한을 전달하는 등 미국의 공격을 규탄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논평을 통해 “미국은 처벌받지 않을 것을 자신하며 중동 지역에 계속해서 혼란과 파괴를 심어놓고 있다”며 “이번 공습을 단호히 규탄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안보리 회의를 5일 열 것을 요구했다.

외신들은 이란이 미국에 정면 대응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이란이 모든 것을 걸어야 하는 미국과의 전쟁을 선택하지 않고 긴장 완화를 택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친이란 무장세력을 완전히 제거하는 게 불가능한 만큼 이들의 국지적 도발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이현일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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